Page 315 - 한국가스공사 40년사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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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 변화와 혁신의 10년
약 14개월 만인 2015년 3월 심도가 100m에 달하는 수직추진구 설치공사
를 마쳤다. 수직추진구에 작업용 리프트가 설치되기 전까지 직원들은 40
층 빌딩에 가까운 수직구 계단을 매일 오르내리며 기초작업을 진행해야
했으며, 작업용 리프트가 설치되면서 첫 굴진이 시작됐다.
심도 94.2m의 바닷속에서 굴착작업이 진행되면서, 바닷속 43m에서 굴
착작업을 진행했던 영종-교하 주배관 건설공사보다 2배 이상의 수압을 받
게 됐다. 작업의 위험성이 커진 만큼 안전사고 방지에 더욱 신경을 기울였
다. 수압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24시간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는 장비를 설치해 신선한 공기가 유지되도록 관리하면서 작
업 중 질식사고의 발생을 예방했다. 이외에도 인터폰, 산소호흡기, 가스감
지기 등 다양한 안전장치들이 작업 현장에 설치돼 유사시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기간 단축을 위해 거제와 진해에서 각각 굴착작업을 진행해 중간지점에서
터널을 연결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은 대담한 시도였다. 자칫 오류가 생기
면 방향이 크게 어긋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 3월 거제에서 진해 방
향으로 약 4.3km의 터널 굴진을 시작하고, 6월에는 진해에서 거제방향으
로 약 3.5km의 터널 굴진을 착수하기로 했다. 양쪽에서 출발한 굴진은 바
다 한가운데서 만나 하나의 터널로 연결되도록 치밀하게 설계됐다.
거제-진해 간 해저터널 굴진공사는 공사 첫날인 2015년 3월 31일, 거제시
장목면 구영리 지하 약 100m 지점에서 진해 방향으로 개시했다. 바닷속 좁
고 어두운 굴진 현장이 기계 소리로 가득 채워진 가운데, TMB장비로 하루
에 4~5m 정도씩 굴진하면서 외경 3.2m, 내경 2.8m의 터널을 만들어나갔
다. 풍화암, 연암, 경암 등 여러 암반층뿐만 아니라 자갈층 및 암반파쇄대를
통과함에 따라 바닷물과의 싸움을 벌여야만 했는데, 굴착할 때마다 바닷물
이 새어나왔다. 굴착된 파쇄물들은 높이 100m의 수직추진구 벽면에 설치
된 연결관로를 통해 밖으로 이송됐다. TBM의 이수식(Slurry) 방식을 통해
펌프 압력을 이용, 굴착된 파쇄물과 토사를 이수(물, 벤토나이트 등이 섞인
진흙)로 만들어 지상까지 자동으로 내보냈다. 외부로 배출된 이수는 지상
설비를 통해 분리·탈수되고 분리된 물은 처리를 거쳐 이수로 재순환 운영
됐다.
마침내 1단계 해저터널 주배관 공사가 완료되면서 2단계로 터널 내부에
천연가스 배관이 설치됐다. 직경 15m의 수직추진구로 길이가 12m나 되
는 배관들을 내려 터널 내부에 일렬로 연결하는 배관 설치작업 역시 만만
찮은 난공사였다. 영종-교하 해저터널 주배관 공사 시 개발했던 ‘배관이송
및 Fit-up 특수대차’가 힘을 발휘했다. 특수대차가 배관의 이동과 지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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