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1 - 한국가스공사 40년사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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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 변화와 혁신의 10년
공법을 변경하게 된 계기는 처음 추진했던 직선 해저터널구간이 사유지를
간섭하게 돼 지역민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궤도를 곡선 터널구간으로
수정하면서였다. 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설계와 시공까지 재검토하게 된
것이다. 12개 관련 부서와 시공업체가 머리를 맞댄 결과 공법 개발로 의견
을 모았고, 재래형 굴착공법 대신 비개착공법(TBM 시공)이 결정됐다.
2014.12. TBM(Tunnel Boring Machine)공법은 지상을 중심으로 지하 42m까지 수
해저터널 가스배관 시공 현장 안전점검
직으로 터파기를 한 후, 수평으로 굴을 뚫으면서 굴착된 공간에 세그먼트(고
강도 특수 콘크리트 블록)를 설치해 터널을 만들어나가는 방법이다. 고난도
의 기술을 요하는 탓에 건설 현장에서는 잘 도입하지 않는 공법이었다.
제1공구 영종대교 하부-거첨도 모래부두 3.24km에 과감히 비개착공법
을 채용해 바다 밑으로 배관을 보호할 터널을 만들기로 했고, 한국가스공
사 최초로 장거리터널 내 배관 시공공법으로 TBM 시공을 시도했다. 문제
영종-교하 해저터널 구간
는 비개착공법을 감행하기에는 터널의 길이가 지나치게 길다는 것이었다.
공법의 특성상 재시공은 불가능해서 시공 기회는 사실상 단 한 번뿐이었
다. 초반에 오차가 조금만 나도 종료 지점에서는 완전히 방향이 달라지므
로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았다. 체계적인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된 정
보를 바탕으로 세밀하게 관입을 진행해나갔다.
배관관입방식도 새로운 시공법을 개발했다. 배관을 하나씩 연결해서 앞으
로 견인하는 기존 방식은 엄청난 중량을 감당해야 하는 데다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배관을 두 조인트씩 용접한 후 특수대차를 이용해 터널 내부로
유입하는 방안을 고안해냈다. 배관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작업속도를
배가할 수 있어 기존 공법에 비해 기간을 절반 이상 단축할 수 있었다.
개착공법이 갯벌의 터파기를 과다하게 하는 것과 달리 비개착공법은 배관
을 관입할 만큼의 터널 공간만 주어지면 충분했기 때문에 경제적이었으
며, 이 공법을 통해 예산을 약 720억 원 절감할 수 있었다. 비개착공법은
지표면을 직접 굴착하지 않음으로써 환경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콘
크리트 블록을 쌓고 배관을 설치하기 때문에 사후관리도 안전했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비개착공법은 장림-거제 구간에도 적용되었고, 영종-교하
한강 하저구간에서도 또 한번 활용됐다. 신공법 개발을 통해 한국가스공
사는 터널구간 배관 시공 핵심기술력을 확보하며 수도권북부 환상망 적기
준공을 실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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