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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40년사
사가 건조한 2척의 LNG 수송선 중 1척으로, 이후 21년간 인도네시아 아룬
기지와 한국의 평택항을 오가며 매년 200만 ton의 LNG를 실어 옮겼다. 5
만 7,000ton의 LNG를 선적한 이 배의 입항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일곱 번
째 천연가스 사용국가 대열에 합류하는 역사적 서막을 올렸다.
1986년 5월 31일 평택LNG생산기지의 제1~3호기 탱크 완공에 맞춰 6월로
예정됐던 첫 입항이 계획보다 4개월 늦춰진 데는 여러 이유가 따랐다. 도
입 시점에 국제유가가 하락해 도입 가격에 이견이 발생했고, 자칫 계약 파
기로까지 이어질 위기를 겪기도 했다. 수차례의 협상을 통해 다행히 합의
를 도출했으나 도입 시기 지연은 피할 수 없었다.
또 다른 이유는 LNG선의 입출항을 위해 만든 평택LNG생산기지의 LNG
선 전용부두가 대형선박의 입출항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던 것이다. 수송
선 입출항 항로에 많은 어망들이 깔려 있고, 소형 어선들이 조업하고 있어
안전사고 문제가 대두됐다. 또 어민들의 생계와 연관돼 집단 민원이 발생
하는 등 해결점을 찾기 쉽지 않았다.
이와 함께 예인선의 준비 소홀, 하역 시스템의 미비, 통관 및 선원의 입국
을 위한 세관, 검역소, 출입국 사무소의 미설치 등 여러 요인도 맞물렸다.
천연가스를 처음 도입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시행착오였다. 다
행히 첫 입항에 맞춰 쌓인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면서 수송선을 맞이할
채비를 갖췄다.
현장에는 성공적인 하역을 위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LNG생산기지
완공 이후 수차례의 점검과 시운전에 성공했지만 언제 어디서 문제가 발생
할지 알 수 없었다. 특히 첫 입항분은 평택LNG생산기지의 저장·공급시설
의 냉각에 이용할 물량으로, 2차부터 들어오는 천연가스를 정상적으로 인
수하기 위해서는 LNG생산기지 기기들의 냉각 상태 유지가 필수적이었다.
철저히 준비했다고는 하지만 하역작업에 따른 긴장은 상상을 초월했다.
첫 작업이라는 부담과 작은 실수 하나가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불안감
이 교차했다. 상온에서 건설된 LNG생산기지 재질이 영하 162℃ 초저온에
변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4인치 배관으로 연결된 냉각탱크에 LNG를
채웠다. 이 LNG로 하역 배관과 저장탱크를 시간당 10℃ 이내로 온도가 내
려가도록 냉각작업을 반복하며 상태를 점검하고, 마침내 직접 하역·저장
할 수 있는 온도에 이르렀을 때 수송선과 연결된 하역설비를 통해 LNG 하
역에 성공했다.
12일에 걸친 조심스러운 하역작업 끝에 마침내 첫 LNG가 평택LNG생산기
지에 안전하게 저장·공급됐다. 송출배관도 LNG저장탱크의 기화가스를 이
용해 같은 방법으로 냉각한 후 LNG생산기지의 전체 기기에 공급을 시작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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