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한국가스공사 40년사 2권

R&D

하지만 땅속 깊이 매립된 배관을 살펴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고, 외국기업의
힘을 빌려 피그(PIG, 배관을 청소·검사·보수하는 장비)를 활용한 검사를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 배관망이 점차 확충되면서 검사 비용 또한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문제 등이 발생하면서 원천기술 확보가 절실해졌다. 이에
1995년 피그 개발 사업에 착수한 한국가스공사는 2004년 첫 작품인 지오메트
리 피그(Geometry Pig, 배관의 물리적 변화를 조사하는 장비)의 상용화에 성공하

며,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피그를 자체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이어서 한국가스공사의 독자기술로 탄생한 ‘인텔리전트 피그(Intelligent PIG)’는

대한민국 가스기술의 화려함이 녹아든 집약체라 할 수 있다. 배관이 있는 한 피
깅 서비스는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었고, 한국가스공사는 이를 개발해냈다. 인텔
리전트 피그 기술은 현존하는 배관 검사 기술 가운데 가장 정확하고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에는 피그를 배관 내 이물질 제거에 주로 사용했다면, 인텔리전트 피그는 다

양한 목적에 활용된다. 데이터 저장 시스템, 감시 시스템, 무선 송수신 시스템, 관
성항법 장치 등의 최신기술을 적용한, 말 그대로 ‘인텔리전트’한 장비이다. 천연
가스 배관의 건강을 위한 일종의 내시경이라 할 수 있는데, 천연가스를 공급 중인

배관 내부를 따라 이동하며 이물질을 제거하고 결함을 사전에 탐측해 안전 예방
은 물론 배관의 수명 예측도 가능하다. 그래서 이름도 ‘인텔리전트’ 피그, ‘똑똑한’
피그라 불리는 것이다.

한편 ‘피그’라고 이름이 붙은 배경이 재미있다. 피그는 원래 파이프라인 검사방식
(Pipeline Inspection Gauge)을 줄인 영문 약자이다. 동시에 배관에 투입된 피그
가 이물질을 제거하고 회수될 때 마치 돼지우리처럼 지저분하다고 해서, 또 배관

속을 주행할 때 돼지 울음소리처럼 ‘ ’ 소리가 난다고 해서 피그로 불기기도 한
다. 이 울음소리가 들리면 ‘배관 유지·보수 중’이라는 의미라고 보면 되겠다.

인텔리전트 피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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