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8 - 한국가스공사 40년사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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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40년사
이 지나서야 사고지점에서 인근 밸브기지의 차단밸브를 잠근 것으로 밝혀
졌다.
사고 발생 52분 후, 마포소방서의 전화를 받고서야 뒤늦게 사고 소식을 접
한 중앙통제소는 아현공급관리소에 전화를 걸어 확인을 시도했지만, 이미
아수라장으로 변한 현장의 유선망은 두절된 상태였다. 인접한 합정, 군자
공급관리소에 이상 유무를 확인했으나, 역시 이상이 없다는 보고였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서는 이미 대형 폭탄이 터지는 폭발음과 함께 불기둥
이 50여m 이상 치솟고, 인근 건물로 순식간에 옮겨 붙은 불로 주변 가옥
150여 채가 전소되거나 파손됐다. 폭발로 인해 왕복 8차선 건너편의 유리
창이 파손됐으며, 아현동을 비롯해 공덕동, 만리동, 충정로, 노고산동 일
대가 가옥 화재로 인한 연기로 덮였다. 현장은 잡히지 않는 불길로 더욱 아
수라장이 됐다. 소방차 80여 대가 긴급출동해 수만 리터(L)의 물과 소화액
을 뿌리며 진화작업에 나섰고, 119차량 10대와 구조헬기 2대가 현장에 도
착해 구조활동을 펼쳤다. 불길이 워낙 거세 오후 3시 53분쯤이 되어서야
진화가 완료될 수 있었다.
사고 발생 직후 상공자원부에 중앙사고대책본부가 긴급 설치됐다. 아현3
동사무소에도 현장사고수습대책본부가 설치되어 사고 수습을 위한 긴급
대책을 협의했다. 한국가스공사 역시 신속하게 수습대책반을 구성해 사고
수습에 나섰다.
폭발사고의 여파는 참혹했다. 현장에 있던 공사 직원 7명을 포함해 인근
주민 5명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으며, 17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재산
피해도 상당해 716채의 가옥이 전소되거나 부분 소실됐고, 차량 17대가 전
소됐다.
수사 결과 사고는 계량기 점검 시 전동밸브 틈새로 누출된 다량의 가스가
지상 환기통 주변 모닥불 불씨에 점화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계
량기 점검 시 작업절차 무시, 안전수칙 미준수, 중앙통제소의 가스 배관
긴급차단 지연 등도 사고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됐다.
안전 최우선 경영,
제2창업 전야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사고 이후 한국가스공사는 재발 방지를 위해 신속하
게 움직였다. 가스공급설비 운영과 통제설비 및 장비의 개선과 보강을 우
선 시행했다. 새로운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교육 강화와 관련 분야의
전문기술인력을 확보해 지사별로 안전관리자 11명, 공급배관 매 15km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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